뉴질랜드 북섬 화산지대 로드트립 (로토루아, 와이오타푸, 마운가누이)
유황냄새가 가득한 지열지대 로토루아
나는 로토루아 근처에 있는 후카 폭포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마침 댐을 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물살이 세차게 쏟아지는 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려왔고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웅장함에 압도되었다. 근처에는 화산 활동으로 생긴 지열지대가 있었는데 땅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표지판에는 정해진 길 밖으로는 나가지 말라는 경고가 붙어 있었다. 예전에 한 번 폭발이 있었다는 설명을 듣고 나니 발밑이 조금 조심스러워졌다. 냄새는 유황 특유의 강한 향이 코를 찔렀지만 그마저도 이색적인 경험으로 다가왔다. 그늘 하나 없이 뙤약볕 아래를 걸어야 했던 탓에 체력 소모는 컸지만 이런 풍경은 흔히 볼 수 없는 것이라 나름의 만족감이 있었다. 근처 기념품점에서는 키위가 들어간 작은 술잔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는데 하나에 천원 정도밖에 하지 않아 선물용으로 사기에도 부담이 없었다.
와이오타푸 지열공원에서 온천욕
다음으로 나는 와이오타푸라는 지열 공원을 찾았다. 이곳은 유독 물빛이 화려하기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노란빛과 붉은빛 그리고 푸른빛을 띠는 웅덩이들이 마치 화가의 팔레트처럼 펼쳐져 있었다. 입장료가 앞서 본 곳보다 훨씬 비쌌지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니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웅덩이 옆에 서 있으니 뜨거운 김이 훅 끼쳐와 순식간에 후덥지근해졌고 숨쉬기가 힘들 정도였다. 이후 나는 로토루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폴리네시안 스파를 찾아 몸을 담갔다. 백오십 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곳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온천수에 몸을 맡기는 순간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온몸의 긴장이 풀리며 나른해진 채로 한참을 쉬었는데 하루 종일 걸어 다닌 피로가 그제야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마운가누이 마운틴에서 노을 보기
몸을 녹인 뒤 나는 커다란 나무들이 하늘 높이 솟아 있는 숲으로 향했다. 나무 그늘 덕분에 한낮의 더위를 피할 수 있었고 산책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였다. 이어서 찾아간 블루스프링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이었다. 입장료가 무료인데도 믿기지 않을 만큼 맑고 투명한 물빛이 이어졌고 물속에서 일렁이는 수초까지 선명하게 들여다보였다. 물줄기를 따라 얼마나 더 걸어야 할지 몰라 한참을 걸었는데 그마저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풍경이 아름다웠다. 마지막 일정으로는 마운가누이 마운틴에 올라 노을을 보려 했지만 산사태로 길이 막혀 아쉽게도 정상까지는 오르지 못했다. 대신 미리 예약해둔 숙소가 유난히 깨끗하고 넓어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고 하루 종일 걸어 다닌 다리를 편히 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