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나홀로 투어 (자전거, 킷사텐, 교토 숙박세)

솔직히 저는 교토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벚꽃 시즌에 처음 갔을 때 "한적한 동네"라는 말을 믿고 갔다가 인파에 치여서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2년 만에 다시 갔다가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관광지를 피해 동네를 슬렁슬렁 돌아다니니까 비로소 교토의 결이 보이더라고요. 자전거 한 대를 빌려서 빵집에 들르고, 숨어 있는 커피 한 잔을 마시고, 킷사텐에서 말차를 홀짝이면서요. 오늘은 그 이틀의 기록을 풀어보겠습니다.


자전거로 돌아본 교토 동네 

교토 현지인들이 자전거를 정말 많이 탄다는 건 직접 달려보니까 바로 느껴졌습니다. 자전거 도로가 잘 깔려 있어서 자전거에 자신 없는 분들도 충분히 탈 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저는 숙소(고조역 근처) 바로 옆에 있는 '개인 사이클'이라는 대여점에서 빌렸는데, 3시간에 500엔이었습니다. 오전에 빌리면서 2시까지 반납 조건을 받았고, 실제로는 2시간 반 만에 일찍 반납했더니 주인분이 놀라시더라고요.

여기서 킷사텐이란 일본 전통 찻집 혹은 커피숍 문화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교토에는 킷사텐 문화가 짙게 남아 있어서 카페 투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특히 잘 맞는 도시입니다. 제가 자전거를 타고 찾아간 교토 5대 빵집이라고 불리는 가게에서는 새우 튀김 빵과 레몬 빵을 합쳐 600엔에 샀는데, 가격도 착하고 맛도 괜찮았습니다.

다만 자전거 여행에서 제가 실제로 부딪혔던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 데나 세워두면 안 됩니다. 여기서 자전거 전용 주차장이란 교토 시내 곳곳에 지정된 주차 구역을 말하는데, 지정 장소 외에 세워두면 수거되거나 과태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좁은 골목이나 일부 관광 밀집 구역은 자전거 진입 자체가 안 됩니다. 저도 킷사텐에 가려고 달리다가 중간에 자전거를 반납하고 걸어서 이동했거든요. 조금 억울하긴 했지만, 결국 걸어가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 대여 비용: 3시간 500엔 (대여점마다 상이, 사전 확인 권장)
  • 주차 규정: 반드시 자전거 전용 주차장 이용, 임의 주차 금지
  • 진입 제한: 좁은 골목, 관광 밀집 구역은 자전거 통행 불가한 경우 있음
  • 추천 루트: 관광지보다 주택가 골목 위주로 돌 때 교토다운 분위기가 훨씬 잘 느껴짐

자전거 대여 및 교토 시내 이동 정보는 출처: 교토시 관광협회(京都市観光協会)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요약: 교토 자전거 여행은 3시간 500엔 수준, 단 전용 주차장 이용과 진입 제한 구역 파악이 필수입니다.

킷사텐 한 잔, 몽블랑 한 접시 

교토에서 제가 가장 좋았던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어디 '유명한 곳'에 들어갔을 때가 아니었습니다. 숙소 가까이에 있다는 이유로 처음 들른 DND 파트먼트라는 카페 겸 소품샵에서, 말차 라떼 한 잔을 들고 공간 분위기를 그냥 흡수했을 때였습니다. 여기서 말차 라떼란 말차 가루를 진하게 풀어 우유에 섞어낸 음료로, 비리지 않고 쫀득하게 채워지는 맛이 특징입니다. 처음 한 모금에 말차 특유의 쓴맛이 살짝 올라오면서, 아 이래서 교토 사람들이 말차를 사랑하는구나 하는 걸 몸으로 이해했습니다.

위더스 커피는 주차장처럼 생긴 야외 공간 안쪽에 숨어 있는 카페인데, 커피가 맛있다는 소문만 듣고 찾아갔습니다. 산미가 있다고 알려진 곳인데 카푸치노를 주문했더니 산미는 전혀 없고 오히려 놀라울 만큼 부드러웠습니다. 자리가 하나 나서 겨우 앉았는데, 다들 빨리 마시고 빨리 일어나는 분위기라 천천히 앉아 있기보다는 가볍게 들렀다 나오는 곳으로 생각하시는 게 맞습니다.

킷사 아가루는 현금만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킷사 아가루란 교토 내 전통 분위기의 킷사텐으로, 말차와 푸딩 조합이 잘 알려진 곳입니다. 제가 갔을 때 이미 완석이어서 밖에서 기다렸는데, 웨이팅이 생기면 꽤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현금 챙기는 거 잊지 마세요.

이번 교토에서 제가 먹어본 것 중 단연 최고는 몽블랑이었습니다. 밤을 삶아서 갈아 그대로 먹는 느낌이라고 표현하는 게 가장 정확했는데, 많이 달지 않고 고소한데 짭짤한 국물처럼 치고 들어오는 맛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먹어본 몽블랑 중 가장 맛있다고 느꼈을 정도였습니다. 한 가지 팁은, 이 가게는 1인 1 디저트 주문이 원칙입니다. 입구에서도 안내가 되어 있고, 디저트를 주문하면 커피가 무료로 따라옵니다. 두 명이서 하나 나눠 먹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요약: 킷사텐은 현금 필수·웨이팅 대비, 몽블랑은 1인 1 주문 원칙이며 커피 무료 제공됩니다.

교토 숙박세와 오사카 디저트

교토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부분을 꼭 알고 가셔야 합니다. 교토에는 숙박세라는 게 있습니다. 여기서 숙박세란 교토에 1박할 때 1인당 부과되는 세금으로, 숙소 가격에 따라 금액이 달라집니다. 저는 1박 7만 원대 호텔에 묵으면서 숙박세로 400엔을 냈는데, 찾아보니 작년까지는 같은 등급 숙소 기준 200엔이었다고 합니다. 1년 만에 두 배가 된 겁니다. 

버스 요금도 현재 230엔인데 이 역시 인상 예정이라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관광세 정책의 의도가 '교토에 너무 많이 오지 마라'는 분산 효과를 노린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여행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누적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다만 저는 버스를 많이 타는 편이 아니어서 하루 이용권보다 그때그때 현금이나 교통카드로 내는 게 실제로 더 저렴했습니다. 일일 패스가 무조건 이득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지하철 노선이 적용되고 JR은 안 되는 경우처럼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본인 동선을 먼저 계산해 보신 다음에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교토 일정을 마치고 오사카 우메다로 넘어갔는데, 그쪽에서 많은 분들이 오사카 No.1 디저트라고 꼽는 크림 브륄레 슈크림을 먹었습니다. 가격이 100엔입니다. 여기서 크림 브륄레란 표면을 불로 그을려 얇은 캐러멜 층을 만든 프랑스식 커스터드 디저트를 말합니다. 이 슈크림은 파이 반죽이 공기를 머금은 것처럼 얇고 바삭하면서, 안에 크림이 가득 들어 있어서 혼자 다 먹기도 살짝 벅찰 정도였습니다. 하나타코 드시는 분들이 포장해서 근처 앉아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하시잖아요, 딱 그 공간 옆에 있습니다. 그쪽에서 찾으시면 훨씬 수월합니다.

교토와 오사카의 관광세 및 숙박 정보는 출처: 교토시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교토 숙박세: 숙소 가격에 따라 다르며, 저가 호텔 기준 400엔(전년 대비 2배),
  • 버스 요금: 현재 230엔, 인상 예정으로 방문 전 확인 필요
  • 일일 패스 주의: JR·지하철 노선 구분이 복잡해 동선 계산 후 구매 여부 결정 권장
  • 오사카 No.1 디저트: 우메다 하나타코 근처, 크림 브륄레 슈크림 100엔, 매장 앞 인파가 많아 이동 후 섭취 추천
요약: 교토 숙박세는 이미 두 배 인상됐고 추가 인상도 예정돼 있으며, 오사카 No.1 디저트는 하나타코 옆에서 100엔에 찾을 수 있습니다.

이번 여행을 마치면서 교토에 대한 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관광지를 중심으로 돌면 인파에 치여 매력을 놓치기 쉬운 도시지만, 자전거 한 대를 끌고 주택가 골목으로 들어가면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교토가 좋다는 분들이 말하는 그 느낌이, 이제야 조금은 제 피부에도 닿은 것 같습니다. 물론 숙박세도 오르고 버스비도 오르고 있어서, 앞으로 교토를 찾는 방법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0엔짜리 자전거 대여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였다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