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먹방 여행 (카이센동, 모츠나베, 함바그)

아무래도 환율때문에 자꾸 일본여행을 가게되는 상황이 많이 생기는데요 그래서 어쩔수없이 이번에도 흘러가듯 정하다 보니 후쿠오카 여행을 준비하게됐고 준비하다 보면 꼭 이런 상황이 생깁니다. 검색하면 나오는 맛집 리스트는 넘쳐나는데, 막상 현지에 도착하면 줄이 너무 길거나, QR 주문 화면에서 당황하거나, "이걸 위해 두 시간 기다렸나?" 싶은 순간이 찾아오죠. 저도 이번 후쿠오카 여행에서 정확히 그 상황들을 다 겪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먹어보고 느낀 것들,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만 솔직하게 정리했습니다.


줄 서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 — 카이센동 솔직 후기

숙소 근처 시장 입구에 있는 카이센동 집이었습니다. 평일 낮인데도 줄이 어마어마했고, 오픈이 10시인데 제가 9시 조금 넘게 이름을 적었을 때 이미 40번이었습니다. 11시 30분에 다시 가보니 94번까지 차 있었으니까요. 여기서 카이센동이란, 밥 위에 여러 종류의 회를 올린 일본식 해산물 덮밥을 말합니다. 제가 시킨 건 1,300엔짜리 일반 카이센동에 밥 S 사이즈, 한국 돈으로 약 12,000원 정도였습니다.

계란찜도 같이 나왔는데 깊은 맛이 나서 좋았고, 회는 두꺼운 편이라 두툼한 식감을 좋아하시는 분은 좋아할 것 같습니다. 신선하고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몇 시간 기다려서 먹을 만큼의 맛은 아니었습니다. 제 기준에서는요. 여행 중에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하면, 저처럼 숙소가 바로 앞에 있거나 미리 이름을 적어둘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긴 대기를 감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경험에서 얻은 실용적인 팁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10시 오픈, 9시 이전 방문 필수: 9시 조금 넘어도 40번대입니다. 숙소가 근처라면 아침에 미리 이름만 적고 돌아오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 대기 시간 대비 만족도: 신선하고 가격도 합리적이지만, 몇 시간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른 선택지를 고려해볼 만합니다.
  • 번호표 발급 후 외부 대기: 미리 밖에서 주문을 받는 시스템이라 번호표 받고 근처를 돌아다니다 오면 됩니다.

후쿠오카의 카이센동 문화나 제철 해산물 정보가 궁금하신 분들은 (출처: 일본정부관광국 JNTO)에서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요약: 카이센동은 맛있지만 긴 대기가 아깝다면, 숙소가 근처일 때만 추천. 9시 이전 이름 등록이 핵심입니다.

QR 주문의 함정을 피하는 법 — 모츠나베 단품 먹기

저녁은 모츠나베로 정했습니다. 구글맵에서 리뷰 3,000개에 평점 4.8짜리를 찾아갔는데, 가는 길에 11,000개 리뷰에 4.8점짜리도 눈에 띄어서 잠깐 고민했습니다. 만 명이 넘는 사람이 그 만족감을 남겼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생각하면서요. 결국 처음 찾은 아기자기한 식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여기서 모츠나베란, 소나 돼지의 내장(모츠)을 된장이나 간장 베이스 육수에 채소와 함께 끓여 먹는 후쿠오카의 향토 요리입니다. 문제는 자리에 앉자마자 QR코드로 주문하라는 안내를 받았는데, QR 화면에는 코스 메뉴만 나왔습니다. 저는 혼자 여행 중이라 코스 전체를 다 먹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일본어 메뉴로 바꿔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직접 메뉴판을 달라고 해서 보니 단품이 따로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가 꽤 있다고 하더라고요. QR 주문 시스템에는 코스만 노출해두고, 단품은 종이 메뉴판에만 있는 구조입니다. 처음 가시는 분이라면 자리에 앉자마자 종이 메뉴판 먼저 달라고 하시는 게 낫습니다. 모츠나베 단품이 나왔을 때는 국물이 처음엔 적어 보였는데 끓이니까 금방 많아졌고, 간이 엄청 잘 되어 있어서 그냥 딱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간 갇혀서 먹는 느낌의 좁은 자리가 아쉬웠지만 맛만큼은 확실했습니다.

모츠나베에 대한 배경 정보는 (출처: 규슈관광추진기구)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요약: QR 주문에 코스만 뜨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종이 메뉴판을 달라고 하면 단품 주문이 가능합니다.

후쿠오카 본점 줄 안 서고 먹는 방법 — 기타큐슈 아울렛 함바그

기타큐슈로 이동한 건 원래 비행기 때문이었습니다. 연휴 기간이라 후쿠오카 인아웃 항공권이 너무 비싸서 기타큐슈 아웃으로 끊었거든요. 후쿠오카에서 기타큐슈까지는 신칸센으로 15분, 가격은 약 2만 원 정도입니다. 여기서 신칸센이란, 일본의 고속철도로 일반 열차보다 월등히 빠른 대신 요금이 높은 교통수단입니다. 차나 버스로 가면 1시간 30분 걸리는 거리를 15분 만에 끊어버리니 시간이 촉박할 때는 충분히 쓸 만합니다. 배차 간격도 촘촘한 편이었고요.

기타큐슈에 규슈 최대 아울렛이 있는데, 거기 푸드코트에 키와미야 함바그가 입점해 있었습니다. 후쿠오카 본점은 항상 줄을 서야 하는 곳으로 유명한데, 여기서는 기다림 없이 바로 앉아서 먹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함바그란, 다진 고기를 뭉쳐 구운 일본식 햄버그 스테이크를 말합니다. 우리가 아는 버거 패티와 비슷하지만 훨씬 두껍고 육즙이 풍부한 형태입니다.

제가 시킨 건 함박스테이크와 A5 다이스 스테이크 L사이즈였는데, 달궈진 돌판 위에 직접 구워 먹는 방식이었습니다. 직원분이 함바그를 반으로 갈라서 돌판 위에 올려주시는데, 그 순간 고기 향이 어마어마하게 올라왔습니다. 스테이크 한 입을 먹는데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괜히 줄 서서 먹는 게 아니라는 걸 그 순간 실감했습니다. 아울렛 다른 매장들이 8시 30분에 닫을 때 이 식당은 9시까지 운영하니, 쇼핑을 다 마치고 마지막으로 들러도 됩니다.

요약: 후쿠오카 키와미야 본점 대기가 부담스럽다면, 기타큐슈 아울렛 지점에서 줄 없이 같은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크게 느낀 건, 후쿠오카는 정말 한국인 여행자에게 국내 여행 같은 도시라는 점입니다. 길을 걸으면 하루 종일 한국말이 들렸고, 한글 메뉴판이 없는 식당을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온 ATM이 국내선 터미널에 있어야 수수료 없이 엔화를 뽑을 수 있다는 것, 교통카드를 따로 살 필요 없이 트래블월렛 같은 카드로 지하철을 그냥 탈 수 있다는 것, 이런 작은 정보들이 현지에서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여행 중에 잠깐 숙소에 들어가면 그대로 잠들 수 있다는 것도, 저는 몸소 증명했습니다. 잠들어 버린김에 야식으로 야끼소바를 먹으러 혼자 밤거리를 나섰는데, 그게 오히려 가장 기억에 남는 저녁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