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렌터카 없이 여행, 한라산 6시간에 택시기사 맛집까지
나는 늘 제주여행에서는 렌터카를 빼놓을수없다고 생각해왔는데 , 이번 여행에서는 렌터카가 필수라는 생각이 완전히 깨졌습니다. 렌터카없이도 대중교통과 두 발로 갈만한 곳이 너무 많았고 차가 있으면 오히려 가지 못하는 곳까지 다녀왔으니까요. 여행객이지만 여행객같지 않게 현지인들의 추억이 묻어나는 장소까지 섭렵하고 오니 또 새로운 매력이 있는 제주였습니다.
1—제주 뚜벅이 여행, 렌터카 10만원과 과태료 7만원
나는 제주 여행을 할때는 렌터카를 완전자차보험가입해서 3일정도 빌리면 대략 하루 10만원정도 비용이 들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것도 경차는 안전이 염려되어 소형승용차로 최소비용마지노선을 정한 결과입니다. 그러면 항공료에 렌트비, 그리고 유류비에 주차까지 렌터카를 이용하면 편한대신 부수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제주 여행도 자주가기는 부담스러운게 사실입니다. 한번은 우도로 들어가는 배를 타기위해 선착장에 주차를 하려했는데 그날따라 주차장은 만차에 이미 무질서하게 차를 아무렇게나 주차해놓고 우도로 떠나버린 여행객이 많아서 하는 수 없이 주변을 따라 적당한 구석에 주차를 하고 우도를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여행이 끝나고 뒤늦게 렌터카 회사를 통해서 불법주차과태료 고지서가 나왔다는 통보를 받고 크게 당황한 적이 있습니다. 불법주차과태료 7만원에 렌터카 비용까지, 편한부분만 생각하고 차를 이용했다가 그에 따른 책임값을 제대로 치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두명이서 여행할때는 비용도 줄이는 겸 버스로 이동하려고 했더니 오히려 차를 이용할때는 갈수 없었던 주차불가 골목에 있는 가게를 찾아 갈수있어서 여행방식이 완전 새롭게느껴졌습니다.
2—한라산 윗세오름, 6시간에 배운 것
차없이 한라산까지 가는 방법은 많은데, 저는 제발로 뚜벅뚜벅 제주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어리목입구까지 찾아갔습니다. 본격적인 한라산 정상등반은 아니라 윗세오름까지만 올라가는 것이었지만, 나름 새벽에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렌탈샵에 찾아가서 등산가방과 등산화 등등 필요한 장비를 빌려서 출발했고 가방에 물두병과 초코바를 챙겼는데 이게 화근이었습니다. 처음이라 몰랐습니다. 6시간 등산이라는게 얼마나 많은 열량을 소모하는 줄을요. 아침 8시에 어리목에서 출발해서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쉬엄쉬엄 과자까먹으면서 올라가니 오후12시쯤에야 오름에 도착했습니다. 여름등산이라 땀이 많이나서 이미 올라오면서 물을 많이 마신상태였고 내려가면서 필요한 물이 부족하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가져온 초코바를 먹고 하산하기시작했는데 웬걸 내려가다보니 중간부터 배가 꼬르륵 고파오기 시작하는 겁니다. 아직 한시간은 더가야하는데 큰일이다 싶었죠. 아무리 오름만 올라간다고해도 저처럼 등산시간이 4시간 이상 걸린다면 꼭 김밥한줄이라도 포장해오시길권합니다. 저는 등산초보라 등산시간도 오래걸리는 데다가 열량보충까지 부족하니 진퇴양난이었습니다. 겨우 다 내려오니 오후 2시에 다시 출발점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체력이 바닥나서 당장 고기를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3—택시기사가 알려준 삼대국수회관본점
마침 어리목에서 시내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뭘먹으면 체력이 회복될지 궁리를 하다가 관광객이라면 익히 아는 올래국수, 자매국수를 갈까 찾아봤더니, 브레이크타임이라서 먹고싶어도 먹을수가 없어 절망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듣고 계시던 택시기사님이 슬며시 숙소가 어딘지 물어보시고는 그 주변에 규모가 크고 맛있는 고기국수집이있다해서 바로 그곳으로 가달라고 했습니다. 일단 너무 힘들어서 빨리 뭐하도 맛있는걸 먹고싶었거든요. 가면서 검색해봤는데 나는 처음들어보는 곳인데다가, 관광객들 입에 오르내리는것도 본적이 없는 생소한 곳이긴 했습니다. 근데 막상도착하니 가게가 깔끔하고 큰 규모라 이정도 규모면 찾아오는 손님이 얼마나되는지 가늠도 되고 기대가 되기시작했고, 역시나 맛보니 내가 먹은 제주 고기국수 중 제일 맛있었습니다. 담백하면서 깔끔한 국물이 유명맛집보다 더 맛있었고 인터넷으로는 쉽게 찾아오기 힘든 곳을 택시기사가 알려줘서 왔다는 게 묘미였습니다.
4—빠바라기빙수, x세대 분위기에 딸기잼토스트 품절
제주 가장 번화가인 동네에 있는 빠바라기빙수집. 지역커뮤니티를 통해 손품팔아서 알게된 현지인이 자주가고 또 추억이 묻어있는 공간이라기에 찾아가봤습니다. 처음엔 지하에 있고 낙후된 시설과 가게분위기가 과거 X세대가 자주왔을 법한 느낌이었습니다. 요즘 젋은 세대는 그시절 X세대였던 엄마아빠와 같이 올법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가게안에 손님 연령층이 낮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여기는 과일이 듬뿍올라간 빙수와 함께 딸기쨈토스트를 같이 먹는게 정석이라고 했기에 따라서 주문하려고했더니 딸기잼토스트는 품절. 나도 어렸을때 과일빙수에 생크림토스트먹던 추억이 있어서 향수를 느껴보려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아쉽지만 어쩔수없어 빙수를 큰 사이즈로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역시 맛있더라구요 힘들게 버스타고 뚜벅뚜벅 걸어서 찾아와 먹는 거라 더 달콤했습니다. 번화가라서 주차하기도 쉽지않았을텐데 이런 자유가 달가웠습니다.
여행이 끝나고 뒤늦게 렌터카 회사를 통해 연락 와서 더 황당했던 불법주차과태료 사건이 있은 이후 나한테는 제주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렌터카에 대해 생각을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편리하기도 하지만 그에 따른 비용과 책임이 수반되는것도 여행에 꽤나 큰 부담이었는데, 이번 뚜벅이 여행을 계기로 그냥 일상을 벗어나 제주로 훌쩍 떠나고 싶을때, 비행기표만 있으면 준비끝이라는 가벼운 마음가짐과 용기가 생겨 제주와 더 가까워진 기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