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기차 종단여행 솔직 후기, 3박 4일이 한계인 이유

어쩌다 이런 결심을 하게되었는지까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냥 어쩌다보니 하노이에 도착해있었고 야간열차를 타고 밤마다 이동하면서 종단열차를 타고 여행을 하면 재밌을 것같았습니다. 문제는 한국에서 비행기 탑승 전 했던 샤워가 마지막이었다은 점이고, 하노이 도착 후 식사하고 돌아다니면서 땀을 흘린 몸 그대로 야간열차에 탑승하게 됐다는 점입니다.


1 — 야간열차 첫날, 한국서 씻은 몸 그대로 탑승

평소처럼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목욕재계를 하고 베트남으로 출발했습니다. 그 샤워를 마지막으로 3일이나 몸에 물을 못묻히게될거라고는 깊게 생각하지않았습니다. 하노이 도착 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땀 흘린 몸 그대로 야간열차 탑승하게되었고, 열차안은 시원한 에어컨바람에 땀이 절로 식었습니다. 또 기차라는 특성상 여러사람이 이용하는 공간이다보니 안에 있는 침구나 여러가지가 그다지 청결하지 않을거라 생각하니 내가 괜히 씻고 깨끗한척을 하는게 더 손해일거라 생각해서 나는 그냥 자연으로 돌아간 기분을 즐겼습니다. 최소한의 위생만 신경쓰기로하고, 땀흘려 찝찝한 몸은 쿨티슈로 닦아 기분전환을 하고 옷을 잘 갈아입는걸로 선택했습니다.

2 — 야간열차 수면 실제, 통잠 서너 시간에 담배연기까지

내가 생각했던 야간열차는 조용히 모두가 잠든 새벽 각자의 목적지에 도착하고 내리는 그런 고요함이 공존할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내가 야간열차에서 잠든 시간은 보통 하루 통잠 서너 시간, 적은 날은 한두시간이었고 계속 자다깨다 반복할수밖에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야간열차가 운행된다는건 밤을 이용해 이동하는 수요가 많다는 뜻이었을텐데, 그래서 밤에 잠도없이 돌아다닌다는 의미였던 겁니다. 한번은 담배연기가 자고있던 객실까지 유입되길래 참다참다가 범인을 찾으러 나갔더니 이미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열차와 열차가 연결되면서 생긴 틈으로 담배연기를 뿜어낼 생각을하다니 정말이지 기상천외한 일들이 자꾸 벌어졌습니다. 4인실 침대칸을 사용한 날은 안대와 귀마개가 꼭 있어야만 잠을 잘 수 있습니다. 모두 잠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이 제각각이라 밤늦게 불을 끄고 아침일찍부터 이어폰없이 동영상을 시청하고 빛테러, 고막테러, 웬만한 무던한 사람이 아니라면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닐겁니다. 그렇게 여러사람을 겪고 어떤날은 2인실을 혼자 사용한 적이 있는데, 아이러니 했던건 아무도 방해하는 사람이 없었는게 이 날이 제일 피곤했다는겁니다. 솔직히 숙소생각이 안났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3 — 3박 4일이 한계, 그 이상은 여행 망치기 직전

내가 직접 경험해 본 것을 토대로 말하자면, 야간열차로 숙소를 대신하면서, 기차 종단여행을 하는 것은  3박 4일이 최대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은 컨디션 저하로 다른 여행일정까지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망치기 일보직전까지 가게될것같습니다. 나는 3일째 나트랑에 도착하자마자 온천워터파크로 직행했습니다. 며칠째 못씻었는데 온천에 있던 뜨끈한 머드탕에 몸을 담그니 절로 몸이 가뿐해지고 피로가 싹 풀리면서 기분까지 좋아지는 경험이었습니다. 며칠안씼었다고 이렇게 힘들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야간열차는 2인실, 4인실 마다 가격은 차이가 있지만 대략 3번 타는 동안 10만원정도 지불하였습니다. 그런데 날이갈수록 피로가 쌓이면서 몸이 힘든 여행을 하니까 반대급부로 한끼식사를 맛있고 거하게 먹어도되지않을까 자꾸 자기합리화를 하게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나는 11만원짜리 크레이피시 한상을 결국 혼자 먹었고, 이정도먹었으니 좁음 침대열차에서 하룻밤 더 잘 기운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다녀와서 하는 말이지만 야간열차를 타서 숙박비와 이동경비를 절감하여는 목적은 최후의 선택이어야합니다.

배낭여행자들이 흔히들 야간열차를 타고 숙박비와 이동경비를 절감하려는 선택을 한다는 것을 알고있습니다. 나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직접경험해보니 얻는게 있으면 잃는것도 있었습니다. 여행경비는 아꼈지만 날마다 체력이 회복될 틈도 없이 고갈되기만했으니까요. 물론 해보지않았으면 몰랐을 재밌는 경험이었기에 후회하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