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여행첫날 (물가, 타임스퀘어, 할랄가이즈)

뉴욕 맨해튼 편의점 포장 콥샐러드가 25,000원입니다. 처음 가격표를 보고 한참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직전 여행지가 동남아였던지라 충격이 두 배였습니다. 그렇게 뉴욕 첫날이 시작됐습니다.


뉴욕 물가, 직접 확인한 숫자들

출발 전에 "미국 브랜드는 현지에서 사면 훨씬 싸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막연하게 노스페이스 하나 사올 수 있겠다 싶었는데, 맨해튼 한복판에서 직접 확인한 결과는 달랐습니다. 맨해튼 매장 기준으로는 한국과 가격 차이가 거의 없었고, 오히려 세금을 붙이면 더 나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판매세란 미국 각 주가 상품 가격에 별도로 부과하는 소비세로, 뉴욕 기준 대략 10% 수준입니다. 옷에 적힌 금액이 최종 가격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저는 쇼핑을 목적으로 왔다면 맨해튼보다 뉴저지 아울렛을 노려야 했다는 걸 현장에서 깨달았습니다. 5박 7일 일정에서 아울렛을 위해 하루를 빼기가 아까워서 결국 포기했습니다.

교통비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걸어서 30분 거리를 택시로 타면 약 5만원이 나옵니다. 저희는 두 발로 뛰어다니는 쪽을 택했습니다. 심카드는 5일권이 50달러, 약 75,000원이었는데 사지 않았습니다. 맨해튼 빌딩들이 따닥따닥 붙어 있고 그 안에 들어가면 무료 와이파이가 다 연결됐기 때문입니다. 지도 보는 것도 카페 잠깐 들어가서 해결했습니다. 실제로 하루 종일 돌아다녀 봤는데 데이터 없이도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식비 기준으로 확인한 가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편의점 포장 콥샐러드: 약 25,000원. 플라스틱 용기에 든 것 기준입니다.
  • 빅맥 세트 1인분: 약 20달러, 한화 약 28,000원.
  • 편의점 아메리카노(소): 약 8,000원. 한국 편의점 커피 가격의 거의 두 배입니다.
  • 한인마트 컵라면: 약 6,000원. 한국 마트 가격의 두세 배입니다.
  • 한인타운 떡볶이: 6만원 이상. 메뉴판 보고 두 번 확인했습니다.

아침 8시 50분에 밖에 나갔는데 식당들이 거의 다 문을 닫은 상태였습니다. 뉴욕 맨해튼 식당들은 대부분 오전 10시 이후에 오픈합니다. 결국 첫 아침은 호텔로 돌아와서 챙겨 간 햇반으로 해결했습니다.

요약: 맨해튼 내 물가는 전반적으로 높고, 미국 브랜드 쇼핑을 원한다면 맨해튼이 아닌 뉴저지 아울렛을 노려야 합니다. 심카드는 와이파이 환경이 좋아 불필요할 수 있습니다.

타임스퀘어, 사진이랑 실제는 다릅니다

솔직히 타임스퀘어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습니다. 그냥 광고판 많은 거 아닌가, 사진에서 봤던 거랑 별반 다르지 않겠지 싶었습니다. 호텔에서 걸어서 5분 거리라 저녁에 그냥 한 번 가보자는 마음으로 나섰습니다. 하루 종일 걸어서 다리도 아팠고 시차 적응도 안 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눈 앞에 펼쳐지는 순간,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여기서 타임스퀘어란 단순히 광고판이 모인 광장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공간입니다. 전광판이 사방을 둘러싸고 쉬지 않고 돌아가는데, 눈에 들어오는 화면이 영화관 스크린 30개가 연결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화질도 훨씬 선명하고, 반짝이는 빛이 쏟아지는 가운데 사람들이 다들 생기 있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피곤해서 그랬던 건지, 진짜 감동이었던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느낌은 직접 가보기 전까지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낮에 뉴욕 공립도서관도 들어가 보려 했습니다. 여기서 뉴욕 공립도서관이란 1911년 개관한 석조 건물로, 내부 열람실 인테리어가 영화 세트장처럼 압도적이라고 알려진 곳입니다(출처: 뉴욕 공립도서관 공식 홈페이지). 그런데 막상 가보니 관광 목적으로는 열람실 입장이 제한됩니다. 온라인 여행 후기에서 본 팁이 하나 있었는데, 가방을 메고 공부하러 온 사람처럼 보이면 들어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희는 누가 봐도 관광객이라 그냥 입구에서 제지당했습니다.

낮에 걷다 보니 도시 전체가 "드라마 세트장에 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LA와 샌프란시스코도 가봤는데, 뉴욕이 유독 다른 이유가 뭔지 딱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노란 택시가 골목마다 지나가고, 직장인들이 커피 한 잔씩 들고 빌딩 안으로 사라지는 그 장면이, 제가 어릴 때 봤던 미국 드라마 그대로였습니다.

요약: 타임스퀘어는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강렬합니다. 뉴욕 공립도서관 열람실은 관광객 입장이 제한되므로 미리 확인이 필요합니다.

할랄가이즈 타임스퀘어 본점, 이것만 알고 가세요

뉴욕에서 꼭 먹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할랄가이즈였습니다. 뉴욕 맨해튼에서 시작된 길거리 음식 브랜드로, 케밥과 밥·야채를 섞어 먹는 플래터 형식으로 유명합니다(출처: 핼랄가이즈 공식 홈페이지). 한국에도 지점이 있지만, 뉴욕이 원조입니다. 호텔 바로 옆에 본점이 있어서 저녁에 테이크아웃으로 가져왔습니다.

2인 기준 약 12달러에 주문했는데, 카드 계산 후 영수증을 보니 14달러가 나왔습니다. 세금이 자동으로 붙는다는 말을 미리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가격 자체는 맨해튼 기준으로 상당히 합리적인 편입니다. 소스를 뿌리고 얼음을 퍼다가 호텔 방에서 먹었는데, 한 마디로 정리하면 케밥이 들어간 비빔밥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불고기가 들어간 버전이 특히 맛있었고, 맥앤치즈도 색깔부터 진한 노란색으로 한국에서 먹어본 것과는 달랐습니다.

실전 팁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카드 계산 시 세금 자동 부과: 메뉴 가격 외에 세금이 추가되므로 영수증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팁 문화 주의: 테이크아웃은 팁을 주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카운터에서 팁을 내밀었더니 직원이 웃으면서 "You don't need"라고 했습니다. 서빙이 있는 식당과 구분이 필요합니다.
  • 아침 식사 대안: 식당 오픈이 대부분 10시 이후라 아침에는 선택지가 거의 없습니다. 호텔 내 커피 스테이션을 활용하거나, 푸드트럭을 찾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 공원 도시락 문화: 외식비가 비싼 대신 맨해튼 현지인들도 도시락을 포장해 공원 테이블에서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공원 테이블에 앉아 2만원짜리 도시락을 먹었는데,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그 순간이 하루 중 가장 좋았습니다.
요약: 할랄가이즈 테이크아웃 시 카드 계산 후 세금이 자동 부과됩니다. 팁은 테이크아웃 기준 불필요하며, 맨해튼 아침은 문 연 식당이 거의 없으니 미리 대비가 필요합니다.

뉴욕에 오기 전에는 "그냥 빌딩숲 아닌가" 싶었습니다. 기대가 낮았습니다. 그런데 직접 걷고 먹고 타임스퀘어 앞에 서보니, 빌딩 숲 안에 나름의 감성이 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물가는 생각보다 훨씬 비쌌고, 쇼핑은 예상보다 별로였고, 아침은 굶을 뻔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냥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계속 사진을 찍고 싶어지는 도시였습니다. 5박 7일 일정 중 첫날이 이 정도라면, 앞으로 남은 날들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