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길리섬 가는 법 (퍼블릭보트, 숙소가격, 실전정보)

길리섬이 아름답다는 건 다들 아시죠. 근데 거기 가는 길이 이렇게 복잡할 줄 알았나요? 저도 몰랐습니다. 발리에서 길리섬까지, 준비 하나도 안 하고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 마음으로 떠났더니 진짜로 어떻게는 됐는데, 그 과정에서 사기도 당하고 공항에서 헤매고 마차까지 탔습니다. 그 경험 그대로 풀어드리겠습니다.


퍼블릭보트로 길리섬 가는 실제 루트

발리에서 길리섬에 들어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저는 롬복을 경유해서 현지인들이 타는 퍼블릭 보트로 들어갔습니다. 여기서 퍼블릭 보트란, 스피드보트처럼 관광객 전용 유료 셔틀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일반 배를 말합니다. 가격 차이가 상당합니다. 실제 이동 루트는 이렇습니다. 비행기로 롬복에 내린 뒤, 택시를 타고 선착장으로 이동하고, 선착장에서 퍼블릭 보트를 타고 길리섬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내리자마자 또 마차를 타야 합니다. 이동 수단만 네 가지입니다. 중간에 짐은 당연히 본인이 다 들어야 하고, 각 구간에서 흥정도 해야 합니다.

문제는 공항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미리 심카드를 받아야 했는데 공항 직원한테 물어봤더니 "여기는 없고 아래 층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말을 들었고, 내려가 보니 또 아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이 너무 친절하긴 한데, 정보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을 너무 쉽게 믿으면 안 된다는 걸 이날 확실히 배웠습니다.

그리고 선착장에서 결정적인 사기를 당할 뻔했습니다. 택시 아저씨가 특정 보트를 가리키며 "저기 타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스피드보트 호객꾼이었습니다. 저는 안 탄다고 했고 다른 보트를 알아봤더니 퍼블릭 보트가 따로 있었습니다. 포트(ferry) 예약을 미리 안 해둔 게 오히려 신의 한 수였습니다. 미리 스피드보트를 예약했으면 그냥 비싼 거 타고 넘어갔을 테니까요. 여기서 포트란 섬과 섬 사이를 오가는 공용 여객선 구간을 의미합니다.

  • 이동 순서: 비행기(발리→롬복) → 택시(공항→선착장) → 퍼블릭보트(롬복→길리섬) → 마차(선착장→숙소)
  • 소요 시간: 보트만 약 30분, 전체 이동은 반나절 이상
  • 주의: 선착장 호객꾼이 스피드보트를 강권하는 경우가 많음. 퍼블릭 보트 탑승구를 직접 확인할 것
  • 심카드: 공항 직원 말만 믿지 말고 직접 찾아볼 것
요약: 롬복 경유 퍼블릭보트 루트는 저렴하지만 이동 구간이 많고, 선착장 사기꾼 주의가 필수입니다.

길리섬 실제 숙소 가격과 제가 발품 판 결과

길리섬에 들어가자마자 숙소를 직접 발로 뛰며 알아봤습니다. 온라인 예약 없이 현장에서 흥정하는 방식이었는데, 이게 가능한 게 당시 비수기로 관광객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섬 안쪽 상권이 많이 죽어있었고, 나이트마켓에 모인 사람들이 그날 섬 전체 관광객이라고 봐도 될 정도였습니다.

제가 확인한 숙소 가격대는 이렇습니다. 와이파이가 안 되는 숙소는 조식 포함에 1박 약 3만 원 수준이었고, 번화가 쪽에 위치한 와이파이 되는 리조트는 그것보다 두 배 정도 비쌌습니다. 결국 저는 조식 포함, 자전거 대여 포함 조건으로 일주일 기준 22만 원 정도에 협상을 마쳤습니다. 부킹닷컴보다 싼 가격이었습니다. 여기서 조식 포함이란 단순히 밥값이 포함된 게 아니라, 현지에서 아침을 직접 해결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숙소 컨디션은 가격 차이만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 비슷하게 깨끗했고, 차이는 위치와 와이파이 여부였습니다. 제가 마지막에 고른 숙소는 화장실이 야외에 있는 구조였는데, 천장이 뚫려 있어서 하늘이 보입니다. 자연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매력 포인트지만, 벌레를 싫어하시는 분들은 입실하자마자 당황할 수 있습니다. 저는 괜찮았습니다.

참고로 현장 흥정 시 명절 기간에는 할인이 거의 안 됩니다. 제가 간 시기가 인도네시아 명절이어서 "이번 주는 완전 붐비는 주라 할인이 힘들다"는 말을 직접 들었습니다. 성수기와 명절이 겹치면 현장 흥정의 이점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출처: Indonesia Tourism Official)

요약: 현장 흥정으로 조식+자전거 포함 1주일 22만 원까지 가능. 단, 명절·성수기엔 할인 폭이 크게 줄어듭니다.

사기 안 당하고 길리섬 즐기는 실전정보

길리섬에서는 자동차도 오토바이도 없습니다. 이동 수단은 자전거와 마차뿐입니다. 섬 한 바퀴를 걸어서 돌면 약 2시간이면 충분한 크기입니다. 그래서 자전거를 빌리는 게 가장 효율적인데, 여기서 자전거 대여료 흥정이 또 하나의 관문입니다. 여기서 마차란 현지어로 '시도모'라고 불리는 말이 끄는 수레로, 섬 내 유일한 대중교통입니다.

제가 처음 자전거 대여를 알아봤을 때 한 아주머니가 7만 원을 불렀고, 4만 원으로 흥정을 시도했는데 거절당했습니다. 조금 더 걸어가서 다른 곳에서는 7천 원에 빌릴 수 있었습니다. 같은 섬, 같은 자전거인데 가격이 열 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첫 번째 호가를 그냥 받아들이면 절대 안 됩니다.

말을 탔다가 낙마한 경험도 있었습니다. 말을 잘 못 타본 상태에서 핸드폰으로 촬영하다가 그냥 떨어졌는데, 말은 얌전히 있었고 제가 균형을 잃은 거였습니다. 다리로 말 옆구리를 잡는 방법을 미리 배워두는 게 좋습니다. 촬영하면서 타는 건 진짜 위험합니다.

스노클링 포인트는 자전거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있습니다. 따로 배를 타지 않아도 되고, 거북이를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고 하는데 파도가 세면 당일 컨디션에 따라 입수 자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저는 파도가 심해서 결국 포기했고 다음 날 다시 시도했습니다. 날씨 확인은 필수입니다. (출처: AccuWeather 길리트라왕안)

  • 자전거 대여: 첫 호가 절대 수락 금지. 조금만 걸어가면 훨씬 싼 가격이 있습니다. 제 경험상 7천 원 수준이 정상가입니다.
  • 현지인 정보: 친절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정보는 두 군데 이상 확인하세요.
  • 보트 선택: 선착장에서 스피드보트를 강권하면 일단 무시하고 퍼블릭 보트 탑승구를 직접 찾아보세요.
  • 말 탑승: 핸드폰 들고 타면 낙마 위험 있습니다. 두 손으로 잡으세요.
  • 음식: 나이트마켓 현지 식당이 레스토랑보다 훨씬 저렴하고 맛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저는 몰디브 급 바다 보면서 현지 음식 먹는 게 진짜 행복이었습니다.
요약: 자전거 흥정, 보트 선택, 현지 정보 검증 이 세 가지만 챙겨도 길리섬 사기의 절반은 피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준비를 하나도 안 하고 간 여행이었습니다. 심카드도 현장에서, 숙소도 현장에서, 보트도 현장에서 해결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기 시도를 세 번쯤 마주쳤고, 낙마도 했고, 와이파이도 안 되는 숙소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근데 저는 그래도 길리섬이 좋았습니다. 차도 오토바이도 없고, 걸어서 두 시간이면 다 보이는 작은 섬에서 몰디브 급 바다를 보면서 현지 밥을 먹는 그 경험은, 비싼 리조트에서 완벽하게 준비해서 갔다면 오히려 못 느꼈을 것 같습니다. 외국에 나가서 아무것도 안 해도 좋다는 마음, 그냥 거기 있다는 자체가 좋은 거라는 걸, 길리섬에서 처음 제대로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