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 2박3일 (물가, 발마사지, 카오위)

솔직히 중국에서 작은 도시라고 생각하고 칭다오를 방문했기 때문에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중국 여행을 7년 동안 다녀봤는데, 이번 칭다오에서 처음으로 "중국 물가가 진짜 저렴하다는게 이런거구나"를 온몸으로 실감했습니다. 양꼬치에 맥주에 발마사지까지, 이걸 다 하고도 1인당 50만 원이 안 깨졌습니다. 2박 3일 동안 제가 직접 쓰고, 먹고, 걷고, 느낀 것들을 있는 그대로 풀어보겠습니다.


칭다오 물가, 실제로 써보니 이 정도였습니다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디디 택시를 불렀습니다. 여기서 디디란 중국판 카카오택시 같은 차량 호출 앱으로, 중국 현지에서 가장 많이 쓰는 이동 수단입니다. 앱 하나로 목적지를 입력하면 기사님이 바로 매칭되고, 시내 이동 기준으로 가격이 한국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여행 내내 굳이 걸어다니지 않고 디디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숙소는 리티엔 호텔로 잡았는데, 2박에 11만 원이었습니다. 근데 체크인하고 방 들어가자마자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바다 뷰가 보이는 거예요. 11만 원에 바다 뷰라니, 이게 말이 되나 싶었습니다. 그것도 수건이 하나하나 개별 포장되어 있어서 위생 면에서도 딱히 걱정할 게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꼭 알아두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구글맵이 아예 작동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고덕지도란 중국판 네이버지도 격인 가오더맵 앱을 말하는데, 중국 내 대부분의 길 찾기와 장소 검색이 이 앱으로 이뤄집니다. 처음엔 낯설지만 두세 번 쓰다 보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저는 메모장에 자주 가는 장소들의 중국어 명칭을 미리 정리해두고 복사붙여넣기해서 사용했습니다.

  • 숙소(리티엔 호텔 2박): 약 11만 원, 바다뷰 포함
  • 첫날 저녁 식사(양꼬치+돼지꼬치+부추볶음+바지락+마라볶음면): 2만 원대
  • 따뜻한 버블티: 약 2,900원
  • 전체 여행 1인 예산: 50만 원 이내 충분히 가능

일본도 자칫하면 50만 원을 훌쩍 넘기기 쉬운데, 칭다오는 그 절반 감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건 과장이 아닙니다. (출처: 칭다오 관광청)

요약: 숙소 2박 11만 원, 한 끼 2만 원대, 1인 50만 원 이내로 2박 3일 전부 가능합니다.

원장 맥주와 양꼬치, 그리고 발마사지 18,000원의 진짜 값어치

칭다오 하면 맥주부터 떠오르는 분이 많으실 텐데, 막상 현지 가보면 원장 맥주를 더 많이 마십니다. 여기서 원장 맥주란 효모를 여과하지 않고 그대로 담은 생맥주 스타일의 칭다오 지역 특산 맥주를 말하는데, 탄산이 세지 않고 약간 뿌연 빛깔이 돌면서 효모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납니다. 저는 탄산이 강한 걸 잘 못 마시는 편인데, 이건 술술 넘어가서 완전히 취향에 맞았습니다.

첫날 저녁은 하프 바베큐라는 곳에서 양꼬치와 돼지꼬치를 시켰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는데, 칭다오까지 와서 먹은 양꼬치보다 돼지꼬치가 훨씬 맛있었습니다. 양꼬치는 솔직히 한국에서도 잘하는 곳이 워낙 많아서 큰 차이를 못 느꼈는데, 돼지꼬치는 소스 베임이 달랐습니다. 거기에 부추를 꼬치에 돌돌 싸 먹는 게, 밥에 김치 싸 먹는 느낌이라고 하면 딱 맞을 것 같습니다. 바지락도 시켰는데 4~5천 원밖에 안 했고, 마라볶음면까지 더해서 전부 2만 원대였습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저녁을 먹고 나서 발마사지를 받으러 갔습니다. 무시 공부라는 곳인데, 9호점과 11호점을 현지에서도 많이 간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65분 코스가 95위안, 한국 돈으로 약 18,000원이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팁이 따로 없다는 점입니다. 정액제로 딱 정해진 금액만 내면 됩니다. 처음에 흰 가루를 족욕 물에 풀어주는데, 물 색이 우유빛으로 변하면서 발이 따뜻하게 풀립니다. 차랑 푸딩 과자까지 가져다주는데, 18,000원에 이게 다 포함입니다. 마사지사분이 발가락 하나하나 섬세하게 압을 넣어주시고, 부항까지 뜨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난생처음 경험해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시원했습니다. 저는 그래도 이제까지살면서 꽤 많은 나라를 여행 다니면서 마사지를 받아봤는데, 그중에서도 손꼽을 만한 경험이었습니다. (출처: 트립어드바이저 칭다오)

요약: 원장 맥주는 탄산 약한 효모 맥주, 발마사지 18,000원에 차·부항·스크럽 전부 포함입니다.

카오위(농어찜), 중국 오면 반드시 먹어야 할 단 하나의 음식

둘째 날 아침부터 모자를 푹 눌러쓰고 믹스몰로 향했습니다. 목적은 딱 하나, 카오위였습니다. 여기서 카오위란 농어를 통째로 쪄서 마늘, 고추 등 소스를 듬뿍 올려 먹는 중국식 생선찜 요리를 말하는데,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생선찜과 매운탕의 중간 어딘가에 있는 음식입니다. 마라 맛과 마늘 맛 두 종류가 있는데, 한국인 입맛에는 마늘 맛이 훨씬 잘 맞는다고 현지에서도 추천을 많이 합니다. 마늘 맛이라도 고추가 통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매콤함은 충분합니다.

루이라는 카오위 집을 찾아갔는데, 주문한 지 1분도 안 돼서 나왔습니다. 크기가 진짜 컸습니다. 농어 살이 정말 도톰하고, 소스가 계속 졸아들면서 생선 속으로 배어드는 구조라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맛있어졌습니다. 여기에 감자와 배추를 토핑으로 추가했는데, 소스를 다 흡수한 채소가 또 별미였습니다. 가격이 2인분 기준 27,000원, 그러니까 1인당 만 원대입니다. 제가 지금껏 중국에서 먹어본 음식들 중에 가장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는 메뉴입니다.

점심은 와이포지아에서 당면 새우와 마파두부를 먹었습니다. 당면 새우는 새우 아래에 당면이 깔려 있고 위에 마늘이 올라간 구성인데, 새우가 탱글하면서 면과의 조화가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마파두부는 마라 향이 강하게 나는 편이라 마라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만족할 겁니다. 새우 한 접시가 9,000원대, 마파두부가 2,000원대였습니다. 중국 현지인들이 매일 드나드는 식당이라는 사실이 메뉴판 가격을 보는 순간 이해가 됐습니다.

요약: 카오위(농어찜)는 1인당 만 원대, 시간이 갈수록 소스가 배어들어 더 맛있어지는 칭다오 대표 음식입니다.

소상 공원부터 타이동 야시장까지, 2박 3일 동선 정리

첫날 저녁 식사 후에 소상 공원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붉은 지붕들이 펼쳐지면서 약간 동유럽 감성이 나는 독특한 풍경이 보입니다. 칭다오가 과거 독일 조차지였던 영향으로 서양식 건축물이 많이 남아있어서, 이게 중국인데 중국 같지 않은 묘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다만 바닷가 근처라 바람이 정말 세게 불었습니다. 여름이나 겨울이나 방한용품은 꼭 챙겨서 오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산로 거리는 주황빛 가로등이 켜지는 저녁 시간대가 진짜 예쁩니다. 겨울인데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도 있고, 500원짜리 탕후루 노점도 있습니다. 직접 겪어보니 탕후루가 약간 초등학교 앞 할머니표 과자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 향수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거기서 따뜻한 버블티도 하나 사서 들고 걸었는데, 2,900원에 이게 담백하면서도 달달하고 무엇보다 따뜻해서 겨울 야경 걷기에 딱이었습니다.

타이동 야시장은 먹거리가 정말 많습니다. 즉석에서 튀겨주는 꼬로 튀김이 바삭바삭하게 나오는데, 소스가 고기에 잘 배어들어서 한 입 먹는 순간 감탄이 나왔습니다. 두리안도 팔고 없는 게 없는 구성이었습니다. 둘째 날에는 은어 카페 거리에도 들렀는데, 중국 현지 MZ 친구들에게 핫한 카페 거리라고 하더니 분위기가 서울 성수동과 비슷했습니다. 칭다오를 상하이만큼 기대하지 않았는데, 카페 거리나 야경 거리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칭다오 맥주 박물관과 불야성 야경 명소를 못 갔다는 겁니다. 2박 3일은 솔직히 빡빡합니다. 여유 있게 즐기려면 3박 4일을 추천합니다. 2박 3일로도 충분히 알차게 다닐 수 있지만, 놓치는 게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요약: 소상 공원·중산로·타이동 야시장·은어 카페 거리 순으로 돌면 하루가 꽉 찹니다. 여유롭게 보려면 3박 4일을 추천합니다.

2박 3일, 1인당 50만 원. 이 숫자를 보고 처음엔 좀 빠듯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다녀오고 나니 오히려 넉넉한 편이었습니다. 숙소·식사·교통·마사지·쇼핑까지 다 하고도 돈이 남는 수준이었습니다. 비행 멀미로 시작해서 발마사지로 마무리한 여행이었는데, 칭다오는 생각보다 훨씬 다채로운 도시였습니다. 음식도, 야경도, 카페도 — 기대를 살짝 낮추고 갔다가 기대 이상을 얻고 온 여행이었습니다. 물가 부담 없이 짧게 치고 빠지는 여행을 찾고 있다면, 칭다오는 꽤 진지하게 고려할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