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 여행 맛집 (두레식당, 명문제과, 경방루)

저는 남원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생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여행을 자주 가는곳인지도 몰랐는데 생각보다 광한루원 구경을 하고 나서 '맛집'이라고 검색하면 꽤 유명한 가게가 많은데다가 웨이팅을 해야한다는 사실에 놀라웠습니다. 이번 여름에 다시 남원을 찾으면서는 제대로 동선을 짜고 움직였습니다. 점심은 두레식당, 후식은 명문제과, 저녁은 경방루. 이 세 곳만 알아도 남원 식도락 여행은 절반 이상 완성입니다.


두레식당 — 불향 가득한 오징어볶음과 웨이팅의 현실

남원에서 현지인 맛집을 찾는다면 두레식당을 빼놓기가 어렵습니다. 전라북도 남원시 서문1길 14에 위치한 이곳은 관광객보다 오히려 동네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도 이미 대기가 있었는데, 웨이팅이 예상보다 길어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그래도 자리에 앉고 나서 음식이 나오는 순간 기다린 보람을 느꼈습니다. 대표 메뉴는 오징어볶음과 돼지 주물럭으로, 2인분부터 주문이 가능합니다. 저는 오징어볶음을 선택했는데, 불향이 정말 진하게 배어 있었습니다. 오징어볶음이라는 한식이지만 중화요리처럼 솥에서 나는 불기운이 재료에 깊이 스며든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집에서는 절대 낼 수 없는 그 향이었습니다. 서비스로 나오는 청국장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청국장은 콩을 단기 발효시켜 만드는 전통 발효식품으로, 된장보다 발효 기간이 짧고 특유의 구수한 냄새가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매콤한 볶음 요리와 구수한 청국장의 조합이 생각보다 잘 맞았고, 밑반찬으로 나오는 번데기, 콩나물무침, 배추 겉절이, 마늘장아찌까지 상이 풍성했습니다. 볶음밥은 꼭 챙겨 드세요. 남은 소스에 밥을 볶아 먹는 마무리가 사실 본 요리만큼 좋았습니다. 포장해 가시는 분들도 많이 보였는데, 왜 그러는지 직접 먹어보니 이해가 됐습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고 마지막 주문은 오후 4시 10분입니다. 매주 화요일은 휴무입니다. 봄철 춘향제 기간에는 웨이팅이 더욱 길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가능하면 오픈 시간 직후에 방문하시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명문제과 — 생크림소보로 하나 먹으러 줄을 서야 하는 이유

"빵 하나 먹으러 그 줄을 서야 해?" 처음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생크림소보로를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질문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명문제과는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소개되면서 전국구 인지도를 얻은 베이커리로, 전북 남원시 용성로 56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집의 핵심은 소보로의 식감과 속에 채운 생크림의 배합입니다. 겉 소보로는 바삭하게 부서지고, 안의 생크림은 느끼하지 않고 가볍게 녹아내립니다. 냉장고에 30분 정도 넣어뒀다가 차갑게 먹으면 크림이 더 쫀쫀해지면서 또 다른 식감이 납니다. 이건 제가 직접 해봤을 때 확인한 팁입니다. 빵 나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점도 미리 알고 가야 합니다. 오전 10시, 오후 1시 30분, 오후 4시 30분 세 타임에 나오며, 각 타임 시작 20~30분 전부터 번호표를 배부합니다. 번호표를 받지 못해도 재고가 남아 있으면 구입할 수 있지만, 인기 품목은 금방 소진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번호표를 받지 못하고 30분 정도 대기했습니다. 주차는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하고, 주말에는 주차 자리 찾는 것 자체가 일이 됩니다. 꼭 먹어야 하는 시그니처 메뉴 세 가지는 포장을 해서라도 사야한다고생각합니다. 먼저 생크림소보로는 바삭한 소보로 반죽 안에 가볍고 부드러운 생크림이 가득 들어간 대표 메뉴이기 때문에 꼭 줄서서 사야하고, 고소한 아몬드와 꿀의 조합으로, 달콤하면서 씹는 맛이 있는 꿀아몬드도 유튜브에 소개될 정도로 인기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직접 만든 햄이 들어가 짭짤한 풍미가 나는 수제햄빵은, 달지 않은 빵을 선호하는 저같은 사람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맛이었습니다.


경방루 — 115년 된 중화요리 전문점, 기대와 현실 사이

1909년 창업, 4대째 화교 가문이 운영하는 경방루는 남원에서 가장 오래된 중화요리 전문점입니다. 건물 외관에서부터 세월의 두께가 느껴지는데, 최근에는 매체 노출 이후 규모가 큰 새 건물로 이전했습니다. 광한루 바로 근처인 남원시 광한북로 29에 위치해 있어 관광 동선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대표 메뉴는 물짜장과 탕수육입니다. 물짜장은 빨간 짬뽕과 갈색 짜장의 중간 어딘가에 있는 맛입니다. 불향이 깊이 배어 있고 후추 향이 올라오면서 감칠맛이 납니다. "신라면 맵기"라는 말도 돌던데, 저는 그 정도는 아니었고 매콤하면서도 먹을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곱빼기로 주문하면 양이 넉넉합니다. 경방루 탕수육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는 평이 많은데, 실제로 먹어보니 가격 대비 양이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반면 어향가지는 양에 비해 가격이 부담스럽게 느껴졌고, 볶음밥은 솔직히 기대 이하였습니다. 제 경험상 조금 아쉬웠던 부분인데,  야채만 들어있는 볶음밥은 만원이라는 가격이 납득이 잘 안 됐습니다. 탕수육과 물짜장, 이 두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만족도가 높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발효식품 문화와 전통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처럼 백년 이상 이어온 식당이 재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가유산청도 무형 음식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경방루처럼 세대를 넘겨 운영되는 식당은 단순한 맛집이 아니라 지역의 음식 문화를 잇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고,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입니다. 첫째·셋째 월요일은 휴무이니 방문 전에 꼭 확인하세요.


세 곳 모두 광한루원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 동선이 편합니다. 두레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명문제과에서 오후 1시 30분 빵타임을 노리고, 저녁에 경방루를 들르는 코스가 가장 무리 없는 순서였습니다. 웨이팅이 있는 곳이 둘이나 되니 시간 여유를 충분히 두고 움직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남원 식도락이 처음이신 분이라면 이 세 곳만 제대로 챙겨도 여행이 기억에 남을 겁니다.



참고: https://korean.visitkorea.or.kr/detail/ms_detail.do?cotid=c100819a-b947-4a63-aed2-79da651084a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