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천안 빵지순례 빵빵데이(체험프로그램, 빵집순례단, 천안8경)

 빵 축제에 당첨됐다는 문자를 받고 솔직히 처음엔 '그냥 빵 몇 개 할인받는 행사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다녀오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천안 빵지순례 빵빵데이는 단순한 할인 이벤트가 아니라, 도시 전체가 하나의 축제장이 되는 규모였습니다. 저도 2025년에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도 어김없이 진행되는 2026년 행사를 기대하며 빵빵데이를 솔직하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체험프로그램 현장: 9미터 롤케이크 앞에서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빵빵데이에 처음 참여하는 분들 중에는 "그냥 빵집 몇 군데 방문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출정식 현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 생각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천안시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출정식에는 트렌디댄스팀의 라틴댄스 공연, 표창패 수여, 퀴즈 이벤트까지 꽤 알찬 프로그램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시선을 사로잡은 건 성인 서너 명이 나란히 누워도 남을 것 같은 길이의 롤케이크였습니다. 과일과 꽃으로 장식된 롤케이크가 테이블 끝에서 끝까지 쭉 펼쳐져 있는 광경은, 제가 예상했던 '지역 소규모 행사'의 이미지를 완전히 깨뜨렸습니다. 출정식이 끝난 뒤 그 롤케이크를 한 조각 받아 먹었는데, 생크림이 묵직하지 않고 아주 깔끔하게 입안에서 녹아내렸습니다. 아버지께서 "이거 어디서 파는 거야?"라고 물으셨을 정도로 반응이 좋으셨습니다. 행사 규모만 커진 게 아니라 내용도 꽉 찬 느낌이었습니다. 체험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했습니다. 호두과자 만들기와 컵케이크 꾸미기는 사전 신청 경쟁률이 매우 높았고, 현장 접수로 참여할 수 있는 빵키링 만들기와 아이스크림 만들기도 있었습니다. 저는 사전에 신청해 컵케이크 꾸미기 11시 30분 회차에 참여했는데, 시트에 시럽을 바르고 생크림과 과일을 올리는 방식이라 생각보다 간단했지만, 직접 손으로 만드는 재미는 확실히 있었습니다.


빵지순례단 시스템: 4대 1 경쟁률이 의미하는 것

빵지순례단이란, 사전 신청을 통해 선발된 참가자들이 지정 빵집과 관광지를 돌며 SNS에 후기를 게시하는 일종의 앰배서더 프로그램입니다. 2026년 기준으로 전국에서 1,813팀, 5,055명이 신청해 최종 450팀이 선발됐습니다. 경쟁률이 4대 1에 달했는데, 저는 이 수치를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행사가 그만큼 인기를 얻고 있구나" 싶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선발되지 못한 분들을 위한 대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실제로 주최 측도 그 부분을 인식했는지, 올해는 빵지순례 모바일 스탬프투어를 새롭게 신설했습니다. 참여 제과업소를 직접 방문해 QR코드를 스캔하고 스탬프를 모으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받는 방식으로, 순례단에 선발되지 않은 일반 방문객도 축제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이 부분은 작년보다 분명히 개선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순례단으로 선발되면 받는 혜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정 동네 빵집 2곳 방문 후 빵 구매 시 10% 할인 적용되고 천안산 우유 또는 흥타령쌀(지역 농특산물)을 증정해줍니다. 빵지순례단은 빵집뿐만아니라 천안 8경, 전통시장, 맛집 중 1곳을 방문하는 미션까지 수행하고 SNS에 후기를 올려 천안의 관광자원까지 홍보하는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저는 투엘브와 여니오븐으로 배정받았습니다. 두 곳이 모두 직산 인근에 위치해 있어 이동 동선이 겹치지 않으면서도 가까웠는데, 무작위 배정이라고 들었는데도 지역이 묶여 있어서 내심 감사했습니다. 이런 세심한 부분이 있었기에 하루 안에 여유 있게 다 돌 수 있었습니다. 두 곳 모두 프랑스 정통 제빵 기법에서 출발한 메뉴들을 지역 재료와 접목해 자기만의 스타일로 풀어낸 느낌이라 대형 프랜차이즈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개성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천안8경 코스: 빵만 먹고 끝내기엔 아쉬웠던 이유

빵지순례 미션 중 하나인 천안 8경 또는 전통시장 방문에서 저는 성성호수공원을 선택했습니다. 비 예보가 있었지만 다행히 맑았고, 대신 6월 특유의 강한 햇볕이 쏟아졌습니다. 그래도 호숫가 산책로 옆으로 초록빛 나무들이 늘어서 있어서, 빵 투어로 활기차게 움직인 오전 에너지를 잠시 내려놓기에 딱 좋은 공간이었습니다. 산책 중 백조도 만났는데, 계절에 따라 방문 때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질 것 같았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빵집 돌다가 굳이 공원까지 가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구성에는 나름의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빵빵데이의 기획 목적 자체가 지역 제과업체 지원만이 아니라, 천안의 관광자원을 외지인에게 알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천안시가 빵빵데이 공식 페이지를 통해 밝힌 것처럼, 이 행사는 지역 농특산물 소비 촉진, 동네 빵집 매출 지원, 천안 관광지 홍보라는 세 축을 함께 돌리는 구조입니다. 처음에는 그 구조가 참가자 입장에서는 약간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빵도 사고, 관광지도 가고, SNS 후기까지 올려야 하니까요. 그런데 저는 두 번 참여해보니 이 세 가지가 하루 안에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억지로 채워 넣는 미션이 아니라, 동선을 잘 짜면 오히려 일정이 풍성해지는 느낌입니다.


천안이 단순히 호두과자로만 유명한 도시가 아니라 '제과산업 육성'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실제로 2021년부터 추진된 빵빵데이 브랜드는 지식재산권까지 등록돼 있고, 2024년에는 「천안시 빵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이 제정되어 호두과자 품질인증 기준과 절차가 공식화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