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볼만한곳 동작구청 미끄럼틀 D라이드 (설치목적, 상권활성화, 이용방법)
동작구청 신청사에 15m 높이 대형 미끄럼틀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 손을 잡고 무작정 출발했습니다. 공공기관이 이런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낯설었고, 솔직히 '홍보용 보여주기 아닐까' 하는 의심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타보고 나서야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구청 안에 웬 미끄럼틀? D라이드 설치 목적과 배경
디라이드(D-Ride)는 단순한 놀이 시설이 아닙니다. 동작구청 신청사 신축 과정에서 기존 부지에 있던 영도시장 상인들이 청사 내 상가로 이전하게 되면서, 구청 측은 방문객 유입이라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관공서는 목적 없이 찾지 않는 곳이니까요. 그 해법으로 나온 것이 바로 초대형 슬라이드, 즉 미끄럼틀이었습니다.
복합행정공간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민원 처리 기능에 문화·여가·상업 기능을 함께 담은 공공건물을 뜻합니다. 동작구청 신청사는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로 이 개념을 꽤 충실하게 구현했습니다. 내부에는 사람방앗간이라는 커뮤니티 라운지, 주민카페, 북카페, 소규모 전시장이 조성되어 있었는데, 처음 로비에 들어섰을 때 "이게 구청 맞아?" 하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실제로 이 전략은 수치로도 드러납니다. 디라이드 개장 이후 상가 주말 매출이 평일 수준까지 끌어올려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방문 유인, 즉 사람들이 특정 장소를 찾게 만드는 동기를 미끄럼틀 하나로 만들어낸 셈입니다. 약 9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국내 관공서 최초의 대형 슬라이드라는 점에서, 이 시도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는 걸 느꼈습니다.
디라이드 실제 후기 — 생각보다 안전한 이용방법
평일 오후 3시에 아이와 함께 방문했습니다. 주차는 지하를 이용했는데, 평일 오후라 그런지 여유로웠습니다. 로비에 들어서면 슬라이드 구조물이 바로 보이는데, 승강장은 2층 사람방앗간 근처로 좀 더 올라가야 합니다. 대기 줄은 거의 없었고, 안내 직원이 탑승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 줬습니다.
탑승 전 절차가 꽤 체계적이었습니다. 안전 요원의 교육을 이수한 뒤 안전모와 팔에 끼는 토시, 다리에 끼는 매트를 착용해야 합니다. 탑승 제한도 명확합니다.
아동용(저층, 1호기): 키 110cm 이상 탑승 가능
성인용(최대 15m 고도차, 2호기): 키 120cm 이상 탑승 가능
이용 요금: 무료 (예약 없이 현장 이용)
운영 시간: 주중·주말 오후 2시~5시
저희 아이는 키 115cm 정도라 아동용인 1호기를 탔습니다. 탑승구까지 올라가는 구조가 단순 계단이 아니라 그물망을 타고 올라가는 방식이어서, 아이 입장에선 꽤 힘든 코스였습니다. 공간도 협소하고 경사도 가팔라서 솔직히 걱정이 됐습니다. 보호자가 같이 들어갈 수 없는 구조라 잠시 불안했는데, 안전 요원이 입구에서 지켜보고 있었고 아이는 씩씩하게 내려왔습니다. 타고 나서 "또 타고 싶어"라고 했을 때, 아 이건 성공이구나 싶었습니다.
성인용은 총 길이 35m를 약 10초 만에 주파하는 속도입니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내려오는 속도감이 예상보다 훨씬 빠릅니다. 긴장감을 동반한 쾌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수준이었고, 주변에 있던 성인들도 탑승 후 웃으면서 나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일 기준 하루 300명, 주말 500명이 방문한다는 수치가 실감났습니다.
공공시설로서의 기능, 상권 활성화와 지속 가능성
저는 이 미끄럼틀이 단순한 '이벤트성 시설'로 끝나지 않길 바라는 입장입니다.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조성된 공공 편의시설은 유지·관리가 핵심입니다. 설치보다 운영이 더 어렵다는 게 공공시설의 오랜 딜레마입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보니 운영 구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무료로 운영하면서도 안전 요원을 상시 배치하고, 이용 시간을 하루 3시간으로 제한해 소음과 혼잡을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시간 제한이 오히려 적절한 통제 메커니즘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운영 시간 외에는 구청이 고요한 행정공간으로 돌아가는 구조니까요.
도서관이나 공원 같은 공공 인프라가 지역 주민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방식, 동작구청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행정안전부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공공청사의 복합 활용 정책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데, 동작구청의 시도는 그 정책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미끄럼틀 하나가 구청의 존재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는 것 같아, 제가 직접 보고 나서야 이 시도가 꽤 진지한 고민에서 나왔다는 걸 인정하게 됐습니다.
"다음엔 민원도 없이 그냥 놀러 올 수 있겠다." 공공기관이 그런 말을 자연스럽게 하게 만든다는 게, 어쩌면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일 수 있습니다. 추석 연휴나 주말에 아이와 실내 나들이를 고민 중이라면, 한 번쯤 동작구청 신청사 방문을 진지하게 고려해 보시길 권합니다. 무료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참고: 동작구청 유튜브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