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예산 당일치기 여행 (아그로랜드 태신목장, 예산시장, 예당호)

충남 예산에 이 정도 규모의 목장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예산시장이 핫플로 뜨면서 겸사겸사 들른 곳인데, 생각보다 규모가 큰 데다가 너무 잘 꾸며놓은 관광지라 입이 떡벌어졌습니다.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낙농체험부터 승마, 트랙터 열차까지 갖춰진 복합 체험형 목장으로, 예산시장, 예당호와 함께 당일치기 예산여행코스로 묶어도 충분히 알찬 여행이 됩니다.



1968년에 시작된 목장, 지금은 아그로랜드

아그로랜드 태신목장은 한국 낙농업의 역사와 함께 걸어온 곳입니다. 낙농업이란 젖소를 사육해 우유와 유제품을 생산하는 농업의 한 분야로,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시기가 1960년대 후반이었습니다. 태신목장이 설립된 해가 바로 1968년이니, 사실상 한국 낙농 산업의 태동기와 궤를 같이하는 셈입니다. 1978년 지금의 충청남도 예산군 고덕면으로 이전했고, 2004년부터는 체험 목장으로 전환해 일반인에게 문을 열었습니다. 목장을 단순히 생산 공간으로만 쓰지 않고 교육·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는 농촌 관광 자원을 레저와 결합한 형태로 발전시킨 것입니다.

태신목장에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있는데 아이스크림 만들기 체험도 인기가 높습니다. 목장에서 직접 생산된 가공 처리 이전의 순수한 생우유를 활용해 만드는 방식이라 신선도 면에서 일반 시중 제품과 차이가 납니다. 체험 프로그램 요금은 낙농체험 7,000원, 승마체험 10,000원, 아이스크림 만들기 13,000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입장료를 포함하면 가족 단위로는 비용이 꽤 올라가는 게 사실입니다. 관광지로 자리 잡으면서 가격이 오른 것 같다는 의견도 있는데, 저는 체험의 질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봤습니다.

트랙터 열차 타기는 목장 내부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이동 수단으로, 초지 전체를 걸어 다니기엔 생각보다 넓기 때문에 체력 안배 차원에서 유용합니다. 방문객 후기에도 "트랙터 타고 일부 돌았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저 역시 3시간 정도 걷다 보니 발이 먼저 신호를 보내왔습니다.

5월 중순에는 보라색 수레국화가 드넓은 초원을 뒤덮어 장관이라고 해서 지난주에 방문했다가 아직 국화가 덜 피어서 헛걸음을 했습니다. 다음주에 수레국화가 만개할 것 같다고 해서 아쉽기는 했으나, 방문한것을 후회하진 않았습니다. 날씨만 좋다면 아그로랜드를 산책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즐거운 경험이었거든요. 


예산시장,  레트로 여행의 재해석

태신목장 하나만 보고 예산을 떠나기엔 솔직히 아깝습니다. 예산은 지금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 중 하나로, 예산시장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와 지역 상인들이 힘을 합쳐 살려낸 이 시장은 과거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테리어와 먹거리로 젊은 세대까지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팁이 있습니다. 예산시장은 매월 0일과 5일에 5일장이 열리는데, 장날에는 주차장 일부가 먹거리 부스로 전환됩니다. 주차 공간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장날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반드시 사전에 주차 여건을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제가 이 사실을 미리 몰랐다가 주차에 꽤 시간을 잡아먹은 경험이 있습니다. 반면 장날 먹거리 부스는 그 자체로 볼거리이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불편함을 감수할 만한 매력은 충분합니다. 다만 야외 취식 공간에서 제비가 날아다니는 경우가 있으니 음식 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좋습니다. 실제로 바지에 제비 배설물이 묻는 불상사를 겪었는데, 이건 그냥 웃으면서 넘겨야 하는 부분입니다. 가게마다 쉬는 날이 달라서 주말에 방문하면 기대했던 먹거리를 모두 먹을 수 있지만, 대신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다면 평일로 일정을 짜는 것을 권장합니다. 낙원약과나 애플양과점, 선봉국수, 신양튀김, 광시카스테라 등 오픈런이 필수인 가게들도 많기 때문에 오픈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출렁다리, 모노레일과 함께 둘러보는 예당호 관광지

예산시장에서 배부르게 먹거리를 즐겼다면 이제 부른 배도 소화시킬 겸 예당호 관광지도 빼놓지 않고 들러주면됩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저수지 중 하나로 꼽히는 예당호는 출렁다리와 모노레일이 함께 운영되고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모노레일은 약 22분간 운행하며, 예당호 수면 위를 스치듯 지나가는 구간에서 나름의 스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시할 것 같다는 선입견은 탑승 3분 만에 사라집니다. 출렁다리는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에게 인기만점입니다. 402미터나 되는 출렁다리는 수면에 가깝게 조성되어있어 마치 수면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져 도시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신기한 산책코스입니다. 주변에 음악분수, 미디어파사드, 조각공원까지 동선이 이어져있어서, 한번에 몰아서 돌아보기에 반나절이면 충분하다고 느꼈습니다. 휴양림에서는 피톤치드 가득한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힐링할 수 있고, 호숫가에서는 물멍을 하며 조용한 시간을 보낼수 있는 이런 공간이 수도권에서 단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국내여행을 가보면 가볼수록 우리나라에도 좋은 곳이 많다고 느껴집니다. 진짜 목장의 냄새와 분위기, 그리고 착유 체험처럼 도시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고 산과 호수를 보며 힐링까지 할수 있으니 예당호, 예산시장과 더불어 아그로랜드 태신목장까지 묶어서 봄 또는 가을에 여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코스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korean.visitkorea.or.kr/detail/ms_detail.do?cotid=8f041238-d59c-4106-bcb2-111791df724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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