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충칭여행( 롱먼하오지에, 홍야동 야경, 리즈바역)

 길을 잃었습니다. 진짜로요. 친구를 불렀더니 그 친구도 길을 잃었고, 결국 현지인한테 물어물어 겨우 빠져나왔습니다. 충칭 롱먼하오지에는 그런 곳입니다. 절벽을 깎아 만든 미로 같은 골목이 이어지고, 그 안에서 커피 한 잔 마시다 보면 내가 어디에 있는지 잊게 되는 곳. 야경까지 보고 나면 그날 밤이 꽤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중국 충칭에서도 꼭 가봐야할 곳, 그곳의 추억을 소개합니다.

리쯔바역 경전철


개항기 역사거리, 롱먼하오지에

롱먼하오지에는 단순한 감성 카페 거리가 아닙니다. 이곳은 1891년 충칭 개항 당시 외국 영사관과 상점들이 들어선 역사적 중심지였습니다. 당시 충칭은 내륙 깊숙이 자리하면서도 장강, 즉 양쯔강을 통해 세계와 연결되는 거점 도시였습니다. 그 흔적이 지금도 거리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중국 전통 건축 양식과 서양식 벽돌 건물이 나란히 서 있는 광경을 마주하게 됩니다. 처음엔 그냥 인테리어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진짜 근대 건축물이 남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거리가 충칭에서 가장 잘 보존된 근대 역사 지구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위치상으로는 해방비를 중심으로 장강 건너편 난안구 쪽에 있습니다. 상신제역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이고, 장강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강을 건너는 것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 됩니다. 동선 후기들을 찾아보면 신제역 2번 출구를 이용해 롱먼하오지에를 먼저 보고 인근 샤하오리로 이어가는 코스를 많이 추천합니다. 저도 그 코스를 따라갔는데, 두 곳을 합쳐도 반나절이면 충분했습니다.

사실 이 거리의 정확한 명칭이 헷갈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상신제, 룽먼하오지에, 시먼제 등 위치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규모가 꽤 큰 거리라 구역별로 명칭이 나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도 처음엔 같은 곳인지 다른 곳인지 헷갈렸습니다.

낮 시간, 특히 오후 3시 이후부터 해질 무렵에 방문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소품샵과 카페들이 활짝 열리고 젊은 현지인들로 가득 찹니다. 최근 충칭 MZ세대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발 닿는 곳마다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이어지는데,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골목을 거니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경과 낮 풍경, 홍야동 못지않은 야경 명소

롱먼하오지에 야경을 보러 갔다가 약간 당혹스러웠습니다. 오후 9시가 넘어 도착했더니 상가들이 대부분 문을 닫아 거리가 한산했기 때문입니다. 야경을 기대하고 갔는데 죽은 거리 느낌이라는 표현이 딱 맞았습니다. 야경을 즐기고 싶다면 늦어도 오후 7~8시 사이에는 도착하는 게 낫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실망한 건 아닙니다. 사람들이 걷는 방향을 따라가다 보면 장강 너머 해방비 스카이라인이 펼쳐지는 전망 포인트가 나옵니다. 거기서 보이는 동수문장강대교의 야경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동수문장강대교는 충칭 남안구와 유중구를 잇는 현수교로, 야간 조명이 켜지면 다리 전체가 강 위에 빛의 선을 그리듯 보입니다. 장강 유람선이 그 아래를 지나가는 장면은 사진으로 담기 어려운 종류의 풍경이었습니다.

또 충칭의 대표적인 야경명소인 홍야동은 개항기 충칭의 전통 건축 양식인 조각루를 복원한 상업 지구입니다. 조각루란 가파른 절벽이나 경사면에 기둥을 박아 바닥을 띄워 올린 전통 목조 건물 형태를 말합니다. 솔직히 낮에는 오래된 건물 같고 별 거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해가 지고 조명이 들어오는 순간, 다리와 도시의 불빛까지 모든 게 조화를 이루면서 정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장면 같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닙니다. 사진 찍기는 인파와 높은 난간 때문에 쉽지 않지만, 눈으로 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장소였습니다. 하지만 길거리 어느 곳이나 사진스팟이기때문에 꼭 인생샷 한장 건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혼자가더라도 길거리에 사진사가 많아서 돈만내면 사진찍기도 수월했습니다.


산간지형 활용의 끝판왕 리즈바역

리즈바역은 모노레일이 아파트 건물 6층을 관통해 지나가는 구조로 유명합니다. 역에 하차하면 6층에서 내려 1층까지 상점가를 지나가는 동선이 독특합니다. 실제로 가보니 전망대 주변 인파가 상상을 초월했고, 명당을 차지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입 벌리고 전철을 삼키는 듯한 영상을 찍고 싶다면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진사를 고용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가격은 40위안 정도였는데, 혼자서 그 앵글을 잡기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분명 충칭의 랜드마크급인 명소인것은 분명합니다. 중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신기한 감성을 느꼈으니까요.

이 세 곳을 묶어서 하루 동선으로 짤 때 한 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저녁 이후 충칭 시내에서 택시 잡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충칭은 산지형 지형 특성상 도로 구조가 복잡하고 야간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차량 호출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숙소는 지팡베이 또는 래플스 시티 인근에 잡고, 이동은 지하철이나 도보를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편합니다. 또 롱먼하오지에뿐만아니라 충칭의 절벽지형 특성상 오르내리는 곳이 많기때문에 여행 시 계단과 경사로 이동이 많으므로 편한 운동화를 꼭 신어야 합니다. 

특히 롱먼하오지에는 홍야동이나 리즈바역처럼 인증샷 명소와는 조금 다른 결의 장소입니다. 길을 잃어도 괜찮고, 상가가 문을 닫아도 괜찮고, 인생샷을 건지지 못해도 괜찮은 곳입니다. 충칭이 가진 입체적인 지형과 역사, 그리고 요즘 현지 분위기를 동시에 느끼고 싶다면 반나절만 내어봐도 충분합니다. 오후 늦게 도착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해질 무렵 강변 전망 포인트에서 장강을 바라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거리를 온 이유가 됩니다. 



참고: https://travel.naver.com/overseas/CNCQI294213/city/summary

https://www.trip.com

https://www.cq.gov.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