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여행 청주 가드닝 페스티벌 (정원전시, 가드닝클래스, 체험부스)
청주 생명누리공원에서 이런 축제가 열리는 줄 몰랐습니다. 충북 생명의 숲이 주관한다는 걸 알고 나서야 제대로 된 행사겠구나 싶었고, 세종에서 차로 30분이면 닿는 거리라는 것도 그때 확인했습니다. 주차도 무료, 입장도 무료인데 이 정도 규모라면 그냥 지나치는 게 오히려 손해라고 생각했습니다. 2026년 5월 7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청주 가드닝 페스티벌, 직접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정리했습니다.
정원전시, 그냥 꽃 구경이 아닙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꽃밭 산책 정도로 생각했는데, 실제로 들어서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행사장 안에는 일반 시민과 작가들이 심사를 거쳐 선정된 작품 정원들이 곳곳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공모정원이란 일정한 기준과 심사를 통해 선발된 작가나 단체가 직접 설계하고 조성한 정원 작품을 뜻합니다. 어떤 식물을 식재하느냐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걸 보면서 정원 설계가 단순한 꾸미기가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초청정원은 특정 작가를 선정해 초빙하는 방식으로 구성됩니다. 올해는 윤선미 작가가 참여했고, 조형물과 식물의 조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작가 정원 외에도 학생 참여정원, 시민정원사 정원, 우리꽃·난·제라늄·테라리움 전시회까지 이어져 있어서 정원 한 바퀴 도는 데 생각보다 꽤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가 특히 눈길이 갔던 건 테라리움 전시였는데, 테라리움이란 유리 용기 안에 소형 식물과 돌, 흙 등을 넣어 미니 생태계를 재현하는 방식으로 집 안에 두기에도 딱 좋은 크기였습니다. 솔직히 하나 사 올 걸 후회했습니다. 전시 동선이 생각보다 넓게 퍼져 있어서 전체를 천천히 걸으면 40~50분은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도 식물들이 오히려 더 생생해 보이는 건 있었지만, 사진 찍기는 맑은 날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가드닝클래스, 접수 타이밍이 전부입니다
솔직히 이 부분에서 제가 실수한 게 있습니다. 작년에 가드닝 클래스를 경험하고 너무 만족스러워서 올해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접수 구조를 미리 파악하지 않고 갔다가 조금 허둥댔습니다. 가드닝 클래스는 오전 10시와 오후 1시, 하루 두 번 선착순으로 운영되고 회당 20명 정원입니다. 당일 현장 접수만 가능하기 때문에 축제 도착하자마자 먼저 접수부터 하고 이후 전시를 돌아보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클래스 참가비는 2,000원에서 3,000원 수준으로, 계좌이체 방식으로 결제합니다. 제가 참여한 건 '식물의 한살이' 프로그램이었는데 백일홍 모종을 직접 심어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백일홍이란 여름부터 가을까지 100일 가까이 꽃을 피운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색이 선명하고 관리가 어렵지 않아 베란다 화분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이날 한련화 씨앗도 심어봤는데, 씨앗이 생각보다 커서 아이들 체험용으로도 딱 맞겠다 싶었습니다.
가드닝 클래스 외에도 재활용 화분 만들기 체험이 있는데, 이건 플라스틱 컵이나 페트병처럼 집에서 가져간 용기를 그대로 화분으로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컵을 못 챙겨 가서 행사장에서 물병을 구해 식물을 담아 왔는데, 버베라 화분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이 색감이 워낙 강렬해서 가져오고 나서 베란다가 한결 화사해졌습니다.
접수 시간: 오전 10시, 오후 1시 (당일 현장 선착순, 각 회당 20명)
참가비: 2,000~3,000원 (계좌이체)
재활용 화분 체험: 플라스틱 컵 또는 페트병을 직접 가져가면 참여 가능
주말 가족 화분 클래스: 식물 3종이 들어가는 대형 화분 제작, 아이와 함께하기에 적합
준비 없이 가면 원하는 프로그램을 놓칠 수 있으니 이 순서만큼은 꼭 기억해두시길 바랍니다.
체험부스, 구경만 해도 시간이 가는 곳
정원 전시와 가드닝 클래스 외에도 체험부스 쪽이 꽤 알찬 편이었습니다. 스탬프 투어는 리플릿 안에 도장 세 개를 모으면 씨앗 꾸러미를 증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뭐가 들어있는지 직접 심어봐야 안다는 설명이 웃기기도 했지만 그게 또 궁금증을 자극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참여형 이벤트가 관람 동선을 자연스럽게 이끌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나무 소재 놀이 체험 부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작나무소재의 퍼즐과 조립 완구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자작나무는 목재 밀도가 높아 일반 합판보다 견고하고 표면이 고른 것이 특징입니다. 실제로 만져보면 무게감이 다릅니다. 제 경험상 이런 나무 소재 장난감은 아이들이 한번 잡으면 좀처럼 내려놓지 않는 편이라 시간 여유를 넉넉하게 잡는 게 좋습니다.
푸드트럭과 프리마켓은 오전에 비가 내릴 때는 준비 중이던 부스들이 오후 1시를 넘기면서 빠르게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따뜻한 어묵 국물과 아메리카노 한 잔이 그날 버팀목이었는데, 5월임에도 비 오는 날 야외는 생각보다 쌀쌀합니다. 겉옷 하나는 꼭 챙겨가시길 권합니다. 공연 주무대 쪽 피크닉존에는 돗자리 대여도 가능하고, 맑은 날이라면 돗자리 깔고 공연 보면서 쉬어가기에 딱 좋은 구조입니다.
문화공연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버블쇼, 마술쇼, 청주시립합창단, 청주시립무용단이 무대에 오르며, 폐막일에는 KCM, HYNN, 엔 분의 일 등의 가수 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입장이 무료임에도 이 수준의 공연 라인업이 구성된다는 건 청주시와 충북 생명의 숲이 이 행사에 꽤 진지하게 투자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가드닝 문화 확산 측면에서 보면, 국내 정원 문화는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산림청에 따르면 도시녹화사업과 함께 생활권 정원 조성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며, 도시녹화란 도시 내 빈 공간에 식물을 심고 녹지를 늘려 생태 환경을 개선하는 활동을 뜻합니다. 청주 가드닝 페스티벌이 단순 전시 행사를 넘어 시민 참여와 교육을 결합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흐름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축제를 다녀오고 나서 주변 지인들에게 실시간으로 사진을 보내며 "지금 바로 가봐라"고 했습니다. 저로서는 꽤 이례적인 행동인데, 그만큼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주차 무료, 입장 무료라는 점도 크지만, 그보다 체험의 밀도가 예상보다 훨씬 높았던 게 주된 이유였습니다.
세종에서 청주 생명누리공원까지는 차로 30분 내외입니다. 충청권 거주자라면 거리 부담이 없는 편이고,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이 가능합니다. 주차는 생명누리공원 내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고, 개막일이나 주말 공연 시간대에는 주차 공간이 빨리 찰 수 있으니 오전 일찍 도착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합니다.
참고: https://www.cheongju.go.kr/cjgarden/contents.do?key=24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