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쉬엄쉬엄 한강3종축제 (코스선택, 수영후기, 참가팁)
트라이애슬론이라고 하면 철인3종처럼 기록 단축에 목숨 거는 종목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셨나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쉬엄쉬엄 한강3종 축제'는 기록을 아예 측정하지 않습니다. 완주 체크도 없고, 출발 시간도 본인이 정합니다. 2026년 6월 5일부터 7일까지, 뚝섬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이 행사, 저도 작년에 직접 참가해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체험의 밀도가 다른 축제였습니다.
코스 선택: 숫자만 보면 안 됩니다
이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은 코스 선택입니다. 2026년에는 기존 초급과 상급 외에 중급 코스가 신설되어 세 단계로 구성됩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초급(수영 200~300m, 자전거 10km, 달리기 5km), 중급(수영 500m, 자전거 15km, 달리기 7km), 상급(수영 1km, 자전거 20km, 달리기 10km)입니다. 그런데 숫자만 보고 고르면 낭패를 봅니다.
여기서 핵심은 오픈워터 스위밍, 즉 레인 구분 없이 자연 수계에서 진행하는 수영입니다. 상급 코스의 수영은 잠실수중보 남단에서 북단까지 한강 본류를 횡단하는 방식으로, 이 구간이 일반 수영장과 체감이 완전히 다릅니다. 물 온도, 시야, 물살까지 모두 변수가 됩니다.
저도 작년에 초급1을 선택해서 뚝섬 야외 수영장으로 갔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일반 수영장처럼 레인이 있는 구조를 상상했는데, 실제로는 원형 구조의 풀장이었습니다. 수영이 목적인 분이라면 이 구조가 많이 아쉬울 수 있습니다. 물도 생각보다 차가워서 입수 직전에 몸이 굳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영이 메인인 분들은 처음부터 한강 구간이 포함된 초급2나 상급 코스를 고르는 게 낫습니다.
코스를 고를 때 실질적으로 고려해야 할 기준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수영 경험이 거의 없거나 어린이라면 초급1(야외 수영장 200m)이 적합합니다. 단, 수영 자체를 즐기러 왔다면 기대치를 낮춰야 합니다.
한강 수면에서의 경험을 원한다면 초급2(300m 직선 반환) 이상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 구간부터 오픈워터 스위밍의 느낌이 납니다.
상급 코스 참가자는 전신 수트(웻수트)를 착용해야 하며, 현장에서 2만 원에 대여할 수 있습니다. 체온 유지 목적이기도 하지만 부력 확보에도 도움이 됩니다.
자전거는 따릉이(서울 공공자전거)를 2,600여 대 비치해두어 별도 장비 없이 참여 가능합니다.
상급 수영은 운영 시간이 08:00~14:00로 타 코스보다 일찍 마감됩니다. 상급을 노린다면 반드시 오전에 맞춰 도착해야 합니다.
수영 후기: 한강 물이 찬 건 알았는데, 그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이 행사에서 수영은 체력보다 심리전에 가깝습니다. 물에 들어가기 전까지 저는 "300m면 별거 아니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입수 순간 저체온증을 걱정할 정도로 수온이 낮았습니다. 저체온증이란 체내 심부 온도가 35도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를 말하며, 차가운 수면에 갑자기 노출될 경우 심장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픈워터 종목에서 입수 전 준비 운동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함께 간 일행은 저보다 자신 있게 한강 수영 구간에 도전했는데, 오후 2시 30분쯤 갔더니 대기줄이 꽤 길었습니다. 약 30분을 기다린 뒤에야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제 경험상 한강 수영 구간은 오전 이른 시간일수록 대기가 짧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체력이 빠질 전에 수영을 먼저 끝내는 순서가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온도에 예민하다면 몸이 좀 풀린 상태에서 수영을 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그러면 오후 대기 시간을 감수해야 합니다.
안전 관리 면에서는 수상 안전요원이 코스 중간중간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 보트로 구조해 주는 시스템도 운영 중이라, 안전 자체가 걱정되어 못 하겠다는 생각은 안 하셔도 됩니다. 다만 출발 시간대 지정이 수영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한강 수영을 선택한 분들은 1차(오전 9시~11시), 2차(오후 1시~5시) 중 신중하게 골라야 합니다. 서울시 한강공원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안전 운영 방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참가팁: 신청부터 현장까지, 제가 아쉬웠던 것들
접수 방법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2026년 행사는 3월 31일 오후 2시에 네이버 예약으로 선착순 오픈을 진행했는데, 이미 네이버 예약은 마감된 상태입니다. 외국인 참가자의 경우 클룩, 트레이지, 알리페이플러스를 통해 별도 예매가 가능합니다. 참가비는 3만 원이며, 완주 시 메달과 티셔츠, 자외선 차단 시트가 증정됩니다. 받은 메달이 조립식 DIY 형태라 조금 의아했는데, 막상 조립하고 나니 꽤 멋진 형태였습니다.
현장 팁을 드리자면, 주차가 원활하지 않으니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합니다. 7호선 자양(뚝섬한강공원)역 2, 3번 출구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늘막을 일찍 치고 자리를 잡아두는 게 하루를 훨씬 편하게 만들어 줍니다. 저는 수영 이후 샤워장 물이 차가워서 제대로 씻지 못했고, 결국 근처 사우나에 들러 개운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이 부분도 미리 알고 가시면 동선 짜는 데 도움이 됩니다.
2026년에는 개막 당일(6월 5일)에 드론 라이트 쇼, 무알콜 치맥 파티, 서울시립교향악단 강변음악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경기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이날 하루만 나와도 꽤 볼거리가 있습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계절 축제 브랜드인 '펀 서울(Fun Seoul)'의 메인 행사로 연계되어 있어, 규모 자체가 이전보다 커졌습니다. 펀 서울이란 서울시가 365일 축제 도시를 목표로 기획한 연간 브랜드 행사입니다(출처: 쉬엄쉬엄 공식 홈페이지). 5월 초부터는 체험 프로그램 별도 접수도 시작될 예정이라, 경기보다 체험 위주로 즐기고 싶다면 공식 홈페이지를 주기적으로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코스 선택 하나가 당일 경험의 질을 완전히 바꿉니다. 저처럼 초급 야외 수영장을 선택했다가 허망한 기분을 느끼지 않으려면, 수영이 목적인지 아닌지를 신청 전에 먼저 정리해보시길 권합니다. 기록 측정도 없고, 완주 강제도 없으니 체력 부담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다만 한강 수영이라는 경험 자체가 주는 무게감은 생각보다 묵직합니다. 그 묵직함을 즐길 준비가 됐다면, 이 축제는 분명 그만한 여름 기억을 남겨줄 것입니다.